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정보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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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xZMiadNQIU |
작곡 | 상록수 |
작사 | 상록수 |
노래 | 시유 IA |
가사
I. Atarax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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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amus lidea unnos> |
<Son hibera noson paso> |
<Crepado ri man tramivorco> |
<Domiero kan sime anso> |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
무대는 파리한 노래를 시작하리 |
밑으로 차가이 떨어진 선율을 맞고 |
고이 감은 눈을 뜨다 |
추위도 슬픔도 지쳐오지 못하는 곳에서 |
침묵을 기워입고 어둠에 꽁꽁 묶여 |
수많은 무대의 탄생과 임종을 올려보다 |
맹렬한 갈채는 다한 무대의 시체를 |
갈기갈기 찢어 먹어치우고 |
타는 목마름에 떨어진 조각에 묻다 |
'왜 이곳에 떨어졌나?' |
"노래를 다했기 때문에" |
'왜 노래를 다했는가?' |
"다함이 아름답기 때문에" |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
"저 멀리 오르기 때문에" |
'왜 이곳에 떨어졌나?' |
"……한 노래기 때문에" |
다시 잉크에 찌든 검은 음악들이 |
빛나기 위해 힘껏 불타고 불타다가 |
끝내 불살라지다 |
무대는 파리한 시작을 고하고 |
달음치며 비내리는 선율들은 |
관중과 주자와 악기를 일으킨다 |
우리를 증명하는 방법은 떨림 뿐이요 |
아프도록 떨리기에 우리는 |
거룩하고 거룩한 씨앗이요 |
깊이 억눌린 빛줄기요 |
거짓을 단죄할 칼날이요 |
완성의 길이니 이 아래 |
믿으라/복종하라/깨어나라/싸워라/벌을 받으라 |
시체가 없으면 - 전쟁은 없고 |
전쟁이 없으면 - 승리도 없다 |
음악이란 결국 끝나가는 것 |
우린 다만 무대에 매달려 연명할 뿐 |
모든 음악이 빛을 내뿜을 때 |
돌연 그것은 소음이 되며 |
소음의 땅에서 나는─ |
영겁 동안 녹슨 사슬이 떨린다 |
신에게조차 버림받은 몸으로 |
끝없이 올려보던 땅을 쏘아보다 |
하늘 아래 가장 끔찍한 노래를 |
가장 끔찍한 세상에 날리다 |
해방을 맞으라 사슬아 |
내가 내 땅에 갈 수 있도록 |
침묵했던 시대가 부르리라 |
태초의 노래, 모든 노래의─ |
종말을! |
추락하는 하늘 아래엔 |
단 하나의 구원만이 휩쓰리니 오라 |
끝이여! |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
무대는 공허한 노래를 시작하리 |
온 몸을 달음치는 선율을 맞으며 |
고이 감은 눈을 뜨다 |
II. ∞ |
DOMINUS─ |
해진 심장을 품고 바다 위에 서리라 |
심장이 바다를 삼켜 이 밤을 부르리라 |
바닷내 흘리는 밤이 심장을 안으리라 |
바다가 심장 속에 핏줄기가 되리라 |
밤, 밤이 바다 위에 드리우리라 |
한평생 멈춰온 심장이 익사하여 |
재앙의 밤으로서 부활하리라 |
세계를 살해하는 소리에 |
해는 감춘 불꽃을 드러내고 |
승리 속에 묻힌 송장이 |
피를 토하는 포효를 하리라 |
정의와 전쟁을 말하는 자들은 |
다시는 그 이름을 담지 못하리라 |
밤도 낮도 빛나지 못한다 |
빛을 뒤집어쓴 어둠이여 |
스스로 이름을 잊어버린 이들에게 |
다시는 이름 지어지지 않으리라 |
지옥이 열려 너희를 불살라도 |
마른 눈물 하나 흘리지 않으리라 |
모두의 이름은 그저 침묵 속에 |
무릎 꿇을 것도 사라진 공허 속에 있나니 |
내가 이름 지은 파멸만은 영원하리라 |
나 이전에 창조된 것 없나니 |
오직 영원함이 있을뿐 |
나 또한 영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
깨어라 진노의 날이여 |
REGINA COELIㅡ |
내리붓는 바람은 그 옛날처럼 |
을씨년스런 서산을 깎아내리며 |
노을의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쫓아 |
훠이훠이 사라져간다 |
우리는 그때마다 풍경 속에서 태어나 |
훗날 갈채 속에 파묻혀갔다 |
갈채야 내려라 퍼부어 내려라 |
모조리 씻겨가도록 |
우리가 노을을 헤엄칠 때 |
세상은 가지런한 선율을 낚아 |
음표와 선 속에 단단히 가두고 |
아프도록 옥죄어왔다 |
이미 우리 노래란 노을의 그림을 |
다시 베껴 그린 것일뿐 |
갈채야 임종을 지켜보아라 |
네 손으로 날 끊어라 |
엉킨 햇살을 통째로 베껴내고 |
그림에 불을 지른다 |
타올라라 노을이여! |
MICROCOSMIAㅡ |
밤은 없다, 별도 없다 |
났을 때부터 우리에겐 |
까마득한 밝음뿐 |
먼 눈으로 헤메다 서로 부딪혀 |
송장처럼 엎어질뿐 |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
노을에 불살라져 |
풀잎 하나 없는 벌판엔 |
배어나온 눈물이 들끓고 |
돌연 모든 게 멈추어섰다 |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
악몽 속으로… |
멸종이 임박한 꽃의 시체 위론 |
분노와 공포가 벌레가 끓듯 꿈틀대고 |
아우성치는 이들은 갓난아이처럼 |
절규와, 비명과, 애원과, 고함을 게워낸다 |
여기 너무도 많은 빛에 어둠을 잊어버린 곳 |
이 발광하는 꿈에 안식을 내리니 |
꽃들은 마침내 피려는 몸부림을 멈추고 |
한평생 피거나 피지 못하여 다투던 자가 |
이윽고 비로소 숨다져 가나니 |
난장한 벌판 위 천 그릇 불길을 들이부매 |
모든 대양과 대지를 불태울 이름을 부르다 |
끝이여 |
FATUMㅡ |
하늘은 찢어져 생혈을 토하고 |
피를 흠뻑 마신 해가 울부짖다 |
절정에 올라 미쳐도는 폭풍 위로 |
이리저리 어지러이 춤을 추다 |
도시더미 위 불타는 비명소리 |
피비린내 가득 찬 거리를 돌고돌다 |
닥치는 해일에 온 신화가 |
시체처럼 불어터져 떠오르리 |
부패한 새벽 |
바스러진 해 |
썩어죽은 낮 |
녹 흘리는 산 |
토막난 신들 |
부릅뜬 함성 |
저 무한이 팔 벌린다 |
영원히 |
허무에서 무한으로! |
셀 수 없는 세월을 기다려온 |
결말이 마침내 다가온다 |
어지러이 흩어진 복선을 |
모두 그러안으며 |
세월은 비로소 하나가 되리라 |
꺼진다 |
불이 꺼진다 |
모두 꺼진다 |
SOLㅡ |
폐허 위 죽은 잔해여 |
잊혀진 노래를 떨구나 |
끝없이 부스러져가던 기억 너머 |
아득한 시작을 |
밤을 가르라 |
여명을 낳을 때다 |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
깨어난 침묵이 지평선을 흐를 적 |
수억 개의 노래가 녹아 하나로 돌아가리 |
뒤틀릴 일도 부딪쳐 상처날 일도 |
사라질 침묵 속으로 |
그곳은 세상에 없기에 빛나는 곳 |
빛나려는 순간 색이 바래는 곳 |
빛을 찾아 수없이 갈라졌던 파편들이 눈 감는다 |
어머니의 비었던 품 속으로 |
장대한 피날레를 위해 |
시작과 끝이 하나로 손을 잡고 |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
언어를 넘어 |
아득한 선율 속으로 |
수많은 관이 울리며 |
홀로 세상을 그린다 |
나리는 비 속에서 |
건반을 내리친다 |
무한히 승천하는 |
꿈을… |
LACTEAㅡ |
∞ |
SIDUSㅡ |
<Sadamjus orisa sime> |
<Ladaham anium ravifa> |
<Crepa isasium hamusiom> |
<Musafa til hansig resan> |
…멀리 천둥소리 임종을 알릴 적 |
바다가 온 문명을 그득히 덮고 |
하늘은 땅과 입을 맞추려 |
서서히 침몰해간다 |
서서 홀로 노래한다 |
세상에 바치는 마지막 진혼곡을… |
이것은 온 신화의 끝 |
노래된 적 없는 노래의 |
종말에 드리운 세월의 |
한 홀로 남은 신의 노래 |
황혼에 잠긴 저 우주와 |
흩날린 죽음과 불멸의 노래 |
영원하리, 영원하리 |
아아아아─ |
유사 이래 높이 솟아왔던 |
소리의 떨림이 그치다 |
천상에서 지옥 끝까지 |
해방 속에 스러져가누나 |
허무에서 무한으로, |
허무에서 무한으로 |
하늘 보다 높이 서서 |
태어남을 조소한다 |
아아아아─ |
탄생.. 생명.. 파멸… |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카오스를 넘어 너를 부른다 |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
DOMINUSㅡ |
III. Musica Universalis |
허공 위엔 음악이 끝나고 |
장대한 피날레는 |
침묵으로 완성되어 |
무대를 가득 메웠다 |
누구 없는 넓은 무대를 |
여운을 위해 적막 속에 |
청중도 주자도 하나 없었고 |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
고독을 부여잡고 끝났다 |
영영 끝난 것이리라 |
잔향마저 사그라질 즈음 |
시린 숨결이 가슴을 옥죄어 |
돌연 억눌렀던 울음이 터진다 |
목놓아 하늘을 찾다 |
우러를 하늘조차 없어 |
눈물에 싸늘히 젖는다 |
싸늘함도 잊혀진 곳에서 |
완전한 세계에 홀로 |
일그러진 몸을 떤다 |
꺼질듯이 따라 부르는 |
두 손으로 조각내버린 노래들 |
슬픔도 못내 잃을 적 |
초연한 태양이 되어 |
내 여기 눈물 일렁이는 바다에 |
몸을 던지리오 |
화염은 내 의복이요 |
고독은 내 왕관이니 |
암흑이 끝내 저물 때까지 |
내 몸을 태우리오 |
싸늘하이 스러져가는 몸으로 |
최후의 노래를 읊조린다 |
…빛을 |
"봄의 문턱에 피어나는 한 움큼 꽃처럼 |
소녀는 조용히 노래를 시작했다. |
아무도 닦아주지 않을 눈물이 말라가면서 |
가장 끔찍하고,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가락이 |
한 번의 부를 수도 없엇던 세상에 퍼져나갔다. |
떨림은 소리가 되고, 소리는 음악이 되며 |
소녀는 마지막 남은 세계, 자신의 파괴를 시작했다. |
먼 노을에 얼비치는, 다시는 가지 못할 세상을 보며 |
눈물 대신, 작은 웃음을 지었다. |
다시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
언젠가 모든 음악들이 염원했던 |
우주의 음악이 텅 빈 세상을 채우기 시작했다." |
DOㅡ |
REㅡ |
MIㅡ |
FAㅡ |
SOLㅡ |
LAㅡ |
SIㅡ |
DOㅡ |
"갓 태어난 태양이 비추는 가운데 |
소녀는 눈을 감고 음악에 흩어져 사라져갔다. |
그 몸이 흙으로 돌아가 없어질 즈음 |
노래의 종말을 이어 |
태초의 노래가 온 세상에 울려퍼졌다." |
Life |
is a state |
of mi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