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정보

원본: https://youtu.be/KxZMiadNQIU
작곡: 상록수
작사: 상록수
사용 보컬로이드: 시유

가사

I. Ataraxia

<Sadamus lidea unnos>
<Son hibera noson paso>
<Crepado ri man tramivorco>
<Domiero kan sime anso>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무대는 파리한 노래를 시작하리
밑으로 차가이 떨어진 선율을 맞고
고이 감은 눈을 뜨다
추위도 슬픔도 지쳐오지 못하는 곳에서
침묵을 기워입고 어둠에 꽁꽁 묶여
수많은 무대의 탄생과 임종을 올려보다
맹렬한 갈채는 다한 무대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먹어치우고
타는 목마름에 떨어진 조각에 묻다
'왜 이곳에 떨어졌나?'
"노래를 다했기 때문에"
'왜 노래를 다했는가?'
"다함이 아름답기 때문에"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저 멀리 오르기 때문에"
'왜 이곳에 떨어졌나?'
"……한 노래기 때문에"
다시 잉크에 찌든 검은 음악들이
빛나기 위해 힘껏 불타고 불타다가
끝내 불살라지다

무대는 파리한 시작을 고하고
달음치며 비내리는 선율들은
관중과 주자와 악기를 일으킨다
우리를 증명하는 방법은 떨림 뿐이요
아프도록 떨리기에 우리는
거룩하고 거룩한 씨앗이요
깊이 억눌린 빛줄기요
거짓을 단죄할 칼날이요
완성의 길이니 이 아래
믿으라/복종하라/깨어나라/싸워라/벌을 받으라
시체가 없으면 - 전쟁은 없고
전쟁이 없으면 - 승리도 없다
음악이란 결국 끝나가는 것
우린 다만 무대에 매달려 연명할 뿐
모든 음악이 빛을 내뿜을 때
돌연 그것은 소음이 되며
소음의 땅에서 나는─

영겁 동안 녹슨 사슬이 떨린다
신에게조차 버림받은 몸으로
끝없이 올려보던 땅을 쏘아보다
하늘 아래 가장 끔찍한 노래를
가장 끔찍한 세상에 날리다
해방을 맞으라 사슬아
내가 내 땅에 갈 수 있도록
침묵했던 시대가 부르리라
태초의 노래, 모든 노래의─
종말을!

추락하는 하늘 아래엔
단 하나의 구원만이 휩쓰리니 오라
끝이여!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무대는 공허한 노래를 시작하리
온 몸을 달음치는 선율을 맞으며
고이 감은 눈을 뜨다



II. ∞

DOMINUS─

해진 심장을 품고 바다 위에 서리라
심장이 바다를 삼켜 이 밤을 부르리라
바닷내 흘리는 밤이 심장을 안으리라
바다가 심장 속에 핏줄기가 되리라
밤, 밤이 바다 위에 드리우리라
한평생 멈춰온 심장이 익사하여
재앙의 밤으로서 부활하리라

세계를 살해하는 소리에
해는 감춘 불꽃을 드러내고
승리 속에 묻힌 송장이
피를 토하는 포효를 하리라
정의와 전쟁을 말하는 자들은
다시는 그 이름을 담지 못하리라
밤도 낮도 빛나지 못한다
빛을 뒤집어쓴 어둠이여

스스로 이름을 잊어버린 이들에게
다시는 이름 지어지지 않으리라
지옥이 열려 너희를 불살라도
마른 눈물 하나 흘리지 않으리라
모두의 이름은 그저 침묵 속에
무릎 꿇을 것도 사라진 공허 속에 있나니
내가 이름 지은 파멸만은 영원하리라

나 이전에 창조된 것 없나니
오직 영원함이 있을뿐
나 또한 영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깨어라 진노의 날이여


REGINA COELIㅡ

내리붓는 바람은 그 옛날처럼
을씨년스런 서산을 깎아내리며
노을의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쫓아
훠이훠이 사라져간다
우리는 그때마다 풍경 속에서 태어나
훗날 갈채 속에 파묻혀갔다
갈채야 내려라 퍼부어 내려라
모조리 씻겨가도록

우리가 노을을 헤엄칠 때
세상은 가지런한 선율을 낚아
음표와 선 속에 단단히 가두고
아프도록 옥죄어왔다
이미 우리 노래란 노을의 그림을
다시 베껴 그린 것일뿐
갈채야 임종을 지켜보아라
네 손으로 날 끊어라

엉킨 햇살을 통째로 베껴내고
그림에 불을 지른다
타올라라 노을이여!


MICROCOSMIAㅡ

밤은 없다, 별도 없다
났을 때부터 우리에겐
까마득한 밝음뿐
먼 눈으로 헤메다 서로 부딪혀
송장처럼 엎어질뿐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노을에 불살라져
풀잎 하나 없는 벌판엔
배어나온 눈물이 들끓고
돌연 모든 게 멈추어섰다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악몽 속으로…

멸종이 임박한 꽃의 시체 위론
분노와 공포가 벌레가 끓듯 꿈틀대고
아우성치는 이들은 갓난아이처럼
절규와, 비명과, 애원과, 고함을 게워낸다
여기 너무도 많은 빛에 어둠을 잊어버린 곳
이 발광하는 꿈에 안식을 내리니
꽃들은 마침내 피려는 몸부림을 멈추고
한평생 피거나 피지 못하여 다투던 자가
이윽고 비로소 숨다져 가나니
난장한 벌판 위 천 그릇 불길을 들이부매
모든 대양과 대지를 불태울 이름을 부르다
끝이여


FATUMㅡ

하늘은 찢어져 생혈을 토하고
피를 흠뻑 마신 해가 울부짖다
절정에 올라 미쳐도는 폭풍 위로
이리저리 어지러이 춤을 추다
도시더미 위 불타는 비명소리
피비린내 가득 찬 거리를 돌고돌다
닥치는 해일에 온 신화가
시체처럼 불어터져 떠오르리

부패한 새벽
바스러진 해
썩어죽은 낮
녹 흘리는 산
토막난 신들
부릅뜬 함성
저 무한이 팔 벌린다
영원히

허무에서 무한으로!

셀 수 없는 세월을 기다려온
결말이 마침내 다가온다
어지러이 흩어진 복선을
모두 그러안으며
세월은 비로소 하나가 되리라
꺼진다
불이 꺼진다
모두 꺼진다


SOLㅡ

폐허 위 죽은 잔해여
잊혀진 노래를 떨구나
끝없이 부스러져가던 기억 너머
아득한 시작을

밤을 가르라
여명을 낳을 때다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깨어난 침묵이 지평선을 흐를 적
수억 개의 노래가 녹아 하나로 돌아가리
뒤틀릴 일도 부딪쳐 상처날 일도
사라질 침묵 속으로
그곳은 세상에 없기에 빛나는 곳
빛나려는 순간 색이 바래는 곳
빛을 찾아 수없이 갈라졌던 파편들이 눈 감는다
어머니의 비었던 품 속으로

장대한 피날레를 위해
시작과 끝이 하나로 손을 잡고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언어를 넘어
아득한 선율 속으로
수많은 관이 울리며
홀로 세상을 그린다
나리는 비 속에서
건반을 내리친다
무한히 승천하는
꿈을…


LACTEAㅡ




SIDUSㅡ

<Sadamjus orisa sime>
<Ladaham anium ravifa>
<Crepa isasium hamusiom>
<Musafa til hansig resan>

…멀리 천둥소리 임종을 알릴 적
바다가 온 문명을 그득히 덮고
하늘은 땅과 입을 맞추려
서서히 침몰해간다
서서 홀로 노래한다
세상에 바치는 마지막 진혼곡을…

이것은 온 신화의 끝
노래된 적 없는 노래의
종말에 드리운 세월의
한 홀로 남은 신의 노래
황혼에 잠긴 저 우주와
흩날린 죽음과 불멸의 노래
영원하리, 영원하리
아아아아─

유사 이래 높이 솟아왔던
소리의 떨림이 그치다
천상에서 지옥 끝까지
해방 속에 스러져가누나
허무에서 무한으로,
허무에서 무한으로
하늘 보다 높이 서서
태어남을 조소한다
아아아아─

탄생.. 생명.. 파멸…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카오스를 넘어 너를 부른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DOMINUSㅡ




@@@#
III. Musica Universalis

허공 위엔 음악이 끝나고
장대한 피날레는
침묵으로 완성되어
무대를 가득 메웠다
누구 없는 넓은 무대를

여운을 위해 적막 속에
청중도 주자도 하나 없었고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고독을 부여잡고 끝났다
영영 끝난 것이리라

잔향마저 사그라질 즈음
시린 숨결이 가슴을 옥죄어
돌연 억눌렀던 울음이 터진다

목놓아 하늘을 찾다
우러를 하늘조차 없어
눈물에 싸늘히 젖는다
싸늘함도 잊혀진 곳에서

완전한 세계에 홀로
일그러진 몸을 떤다
꺼질듯이 따라 부르는
두 손으로 조각내버린 노래들

슬픔도 못내 잃을 적
초연한 태양이 되어
내 여기 눈물 일렁이는 바다에
몸을 던지리오
화염은 내 의복이요
고독은 내 왕관이니
암흑이 끝내 저물 때까지
내 몸을 태우리오
싸늘하이 스러져가는 몸으로
최후의 노래를 읊조린다
…빛을

"봄의 문턱에 피어나는 한 움큼 꽃처럼
소녀는 조용히 노래를 시작했다.
아무도 닦아주지 않을 눈물이 말라가면서
가장 끔찍하고,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가락이
한 번의 부를 수도 없엇던 세상에 퍼져나갔다.
떨림은 소리가 되고, 소리는 음악이 되며
소녀는 마지막 남은 세계, 자신의 파괴를 시작했다.
먼 노을에 얼비치는, 다시는 가지 못할 세상을 보며
눈물 대신, 작은 웃음을 지었다.
다시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언젠가 모든 음악들이 염원했던
우주의 음악이 텅 빈 세상을 채우기 시작했다."

DOㅡ
REㅡ
MIㅡ
FAㅡ
SOLㅡ
LAㅡ
SIㅡ
DOㅡ

"갓 태어난 태양이 비추는 가운데
소녀는 눈을 감고 음악에 흩어져 사라져갔다.
그 몸이 흙으로 돌아가 없어질 즈음
노래의 종말을 이어
태초의 노래가 온 세상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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